118회 시작이 반이다!
2025년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일 년의 십분의 일이 지나 벌써 2월 중순이 되었다. 새해를 맞으며 나름대로 저마다의 소망과 계획을 품고 새해를 시작했을 것이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새해의 계획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도전하는 계획이 실현 가능해야 하고 그 목표가 주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미래가 우리의 현재를 이끌고 간다’라는 말처럼,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꿈이 있을 때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이 더욱 의미가 있고 어떤 어려움을 만나도 목표를 향해 도전해 나갈 수 있다.
때로는 과정의 험난함 때문에 망설이며 도전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독일 속담에도 Aller Anfang ist schwer! (모든 시작은 어렵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목표가 더욱 분명해지고 동기부여가 되어 점점 더 발전하게 된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도 “잘 시작하면 절반은 끝난 것이다(Well begun is half done)”라는 명언을 남겼고, 우리도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좋은 계획을 잘 준비하여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잘 준비된 시작은 목표를 절반 이상 이룬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새해를 시작하며 품었던 소원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새해 품었던 결심을 다시금 새롭게 하기를 바란다.
해로에서는 지금까지 기도하며 꿈꾸기만 했던 도전을 2025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이제는 때가 되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HeRoHaus (해로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치매와 암환자들을 비롯한 요양보호 환자들을 위한 쉼터로 주간보호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해로는 파독 1세대 어르신들을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섬겨 왔기에 우리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가 예전과 같지 않은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몸과 마음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에게 지금 해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섬김을 하기 위해서 해로하우스를 준비하게 되었다.
3월부터 새롭게 시작하게 될 해로하우스는 치매로 특별한 돌봄이 필요하거나 주간에 집에 혼자 계신 요양보호 등급을 가진 어르신들을 위한 쉼터로 활용하려고 한다. 해로하우스에 나오시는 우리 환자 어르신들과 가족들에게 지치고 힘든 투병 생활을 위로하고 즐거움과 평안함을 드리려고 준비하고 있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활동과 운동으로 생활의 활력도 주고, 가족과 함께하는 소통과 교류 모임과 목회적 돌봄을 통해 정서적 영적 위로와 안정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별히 집에서 혼자 무료하게 지내고 계시는 환자들에게 맛있고 영양가 있는 점심 식사를 제공하며 건강을 챙겨드리려고 한다. 아직은 직접 나오시거나 가족이 모시고 오시는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조만간 어르신들을 댁으로 모시러 가는 일도 할 수 있도록 재정과 인력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해로하우스가 우리 파독 1세대 어르신들에게 진정한 쉼터가 되도록 체계적인 운영팀도 준비 중이다. 운영에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두고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현장의 실무를 지원하려고 한다. 또한 환자 가족을 비롯한 다양한 대상자들이 참여하는 “참여대표단”을 구성하여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운영에 반영하려고 한다.
의료와 법률을 비롯한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자문위원회”를 두어 쉼터운영과 환자들을 실질적으로 도우려고 한다.
해로하우스를 통해 우리 파독 1세대 어르신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하루를 보내시면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로하우스 리모델링 공사가 3월 완공을 목표로 한창 진행 중이다. 이번 공사는 다행히 존탁스카페에 나오시는 어르신 중에 공사 전문가가 계셔서 총감독으로 모든 일을 진두지휘하고 계셔서 너무 감사하다. 해로의 목회자들과 봉사자들이 자원하여 직접 공사를 도와 봉사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공사를 하여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재정이 부족한 해로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베를린의 많은 건물이 그렇듯이 집이 낡고 오래되어 리모델링에 시간과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고 있다. 높은 천정의 전등을 LED 등으로 교체하였고, 벽과 창틀을 긁어내고 페인트를 새로 칠하였다. 주방도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드릴 수 있게 개선하고, 화장실도 어르신들이 이용하시기 편하도록 고치고 있다. 앞으로 어르신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책상과 의자를 구입하는 일도 해야 하고, 행정적인 일도 처리해야 한다.

계속되는 공사에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지경으로 많이 지치고 힘들지만, 우리 어르신들이 해로하우스를 이용하며 기뻐하시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서로 격려하며 다시금 힘을 낸다.
해로 존탁스카페와 노래교실에 매주 나오시는 어르신들이 해로하우스에 남다른 애정과 깊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쉼터 공사가 사랑과 격려 가운데 진행되고 있어 감사하다. 공사를 하는 일손들에게 식사와 간식을 준비해 주시고 계신 분들도 있고, 넉넉지 않은 형편임에도 해로하우스에 필요한 비품을 사라며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보태주시기도 하신다.
해로하우스는 특별한 단체나 후원자가 나서서 도와주는 것은 없지만, 해로와 우리 어르신들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여서 섬김의 집으로 지어져 가고 있어 감사하다.
해로하우스가 사랑의 집으로 잘 지어져 아름답게 쓰임 받기를 기도한다.
“그러므로 죽음이나 생명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그 어떤 것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로마서 8:38,39)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
1398호 16면, 2025년 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