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추억의 노래 교실
2시 30분이 되자 민들레 회장인 Thilmann 순옥 선생님을 시작으로 한분, 두분…자리를 채워가신다. 민들레 모임은 1966년에 파독 간호사로 오신 분들의 친목 모임이다. 진행을 맡은 봉지은 선생님,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해로 여가 활동 이정은 선생님, 몇 주 전 뒤집기에 성공하여 어르신들께 큰 기쁨을 드린 수아-에스더 아기와 미디어 담당 및 해로 사진관을 진행하는 김한주 선생님이 반갑게 어른들을 맞이한다.
따끈한 찐빵을 직접 만들어 오신분, 지난 생일 턱 이라며 핏자를 사오신 분, 식사 후 소화 시킬 겸 회원은 아니지만 노래 부르러 왔다는 분, 남편 생일이라 참석하지 못하신다며 안부만 꼭 전해 달라는 분, 의사에게 하루만 외출 신청을 할까도 생각하셨던 입원해 계시는 분, 점심 식사한 후 언니야들을 처음 모시고 왔다는 분 등 노래교실을 향한 애정을 담아 내기에 충분한 소식과 마음과 그림들이 넘친다.
<예수 사랑 하심은>과 함께 노래교실은 시작된다. 시작 기도를 하고 이어지는 노래는 <갑돌이와 갑순이> 다. 모든 분들 추억의 한켠에 살아 있는 갑돌이 때문인지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고 „누굴 생각하는데 얼굴 표정이 그렇게 아련해?“ 하며 농담도 넌즈시 던지며 어느새 얼굴엔 화색이 만연해진다.
합장박수, 손바닥박수, 손끝박수, 손가락 박수, 손목 박수,손등 박수…등 치매 예방에 좋다는 건강박수를 배운 후 실습에 들어간다. 빠른 리듬의 <구주의 십자가 보혈로> 에 기억나는 박수의 종류를 번갈아 치며 힘차게 노래를 따라 부르신다. 가요, 가곡, 트로트, 찬양, 동요가 이어지고 노래에 담긴 사연과 추억들을 서로서로 이야기 나누다 보니 90분의 시간이 결코 길지만은 않다.
노래는 사람의 인생을 담는다.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이곳에 오신 민들레 회원님들께서는 반백년이 넘는 세월을 이곳에서 보내고 계신다. 타향에서의 그 인생이 늘 달콤하지만은 않았으리라 시대는 이야기 해준다. 추억의 노래교실을 통해 잃어버렸던 기억, 잊혀졌던 추억들을 되살리고 오늘의 아픔과 근심에 집중하기 보다는, 어제의 슬픔과 기쁨과 눈물과 웃음의 세월가운데 동일하게 지키시고 인도하시고 함께 하셨던 <보내신 이>를 더욱 기억하고 감사와 사랑을 회복해 나가시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시간이 다 끝났으나 회원들은 못내 아쉬운지 서로 담소를 나누며 다음 시간을 기약한다.